여러분 안녕하세요.

정보 디자이너 김세나입니다.

오늘은 흥미로운 그래프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결국은 일단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처럼 흑백요리사에 빠져있습니다. 요리라는 주제를 두고 계급이라는 불편한 개념을 세운 시작과 달리 매번 실무자가 글을 쓰게 만드는 잘 계산된 미션들에 때로는 감탄을, 때로는 한숨을 내쉬기도 합니다.

이런 스토리에서는 대부분 흑수저 요리사들을 응원하게 되지만, 의외로 백수저에 대한 호감도도 엄청나게 올라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가에 더 눈이 가는 것이죠. 그리고 한 업을 오래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생노동은 존재하는가

KDI의 '직무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는 연령대에 따라 달라지는 평균 직무 성향에 대한 그래프를 소개했습니다. 그래프의 형태로 보아 우리나라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신체적인 업무나 반복되는 성격을 가진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오늘은 이 보고서의 그래프 하나를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읽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를 읽으려면 보고서를 통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1. 연구자는 우리나라의 직무 성향을 국제 표준 직업분류를 사용하여 5가지 방향으로 구분합니다.

분석 : 법률, 비즈니스, 과학, 교육 전문가등 주로 분석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

사회 : 사회복지사, 의료 전문가 등 사회적 상호작용과 돌봄 중심

서비스 :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보호 서비스 종사자 등 고객 서비스와 관련

반복 : 생산 공정, 기계 조작, 운송 등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

신체 : 건설, 농업, 광업 등 신체적인 노동이 주를 이룸

2. 데이터는 회귀분석의 결과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연령과 직무 성향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그래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복잡하게 들어가는 것보다는 그래프 자체를 읽는 데에 조금 더 집중해 봅시다.

이 그래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을 보면

꺾은선 그래프는 x축의 방향에 따라 가로 방향으로 읽습니다. 즉 이 그래프는 각각 20대라고 가로축에 표현되어 있는 지점부터 읽어야 합니다. 출발점이 모두 20대로 같은 것은 모든 직무 성향을 20대를 기준으로 해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경우 20대 지점에서 같게 출발한 선이 30대에서 최대로 벌어졌다가 40대 지점에서 다시 모입니다. 

분석 직무에 해당되는 파란색 그래프는 30대에서 최고로 높은 지점을 찍었다가 40대까지 천천히 감소하고 이 흐름은 40대 이후로 이전보다 더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이것과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신체적 요소가 강한 직무입니다. 30대까지는 점점 떨어지다가 40대에서 늘어나기 시작, 40대 이후로 급격히 증가합니다.

여성의 경우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을 때 신체와 서비스 직무는 20대 때부터 꾸준히 늘어나는 방면, 분석 직무의 경우 큰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여성은 20대 때부터 분석 직무(분석적, 창의적인 사고를 요하는 직업군)와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황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혹은

보고서에서는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노하우가 쌓이는 중장년층이 본인의 업무에 대한 지식 등을 공유하지 못하고 신체적이나 반복적 업무로 내몰리는 상황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의 내용에 편견이 들어가게 되면 반복과 신체적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키우게 될 것입니다. 조금 더 넓게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이 현상이 급격하게 바뀔 수 있느냐에 있어서는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지금 타이밍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중장년층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반복과 신체적 업무에 대한 대우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이 1차적인 방법 아닐까요? 

여기다 더해서, 나이에 따라 직무성향이 정해지는 환경이 맞는 걸까요? 개인의 특성에 따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분석적인 업무는 20대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는데요. 개인의 선택이 마음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로 억지로 정해진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출처
KDI 포커스,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 김지연, 2024.06.13

추가로 읽어보면 좋은 글

KDI 포커스, 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방안, 한요셉,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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